비트코인(BTC) 가격이 12만 달러 고점 대비 반토막 나는 참담한 폭락장 속에서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수백억 달러의 자산을 꿋꿋이 지켜내고 있지만, 이 견고함이 단순한 강세 신호가 아닐 수 있다는 냉철한 분석이 제기됐다.
2월 18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FX스트릿에 따르면, 10x 리서치 설립자 마르쿠스 틸렌은 최근 고객 메모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산 유지 비결은 장기 투자자들의 굳건한 믿음 때문이 아니라,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와 차익 거래자들의 헷지(위험 회피)된 포지션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초 12만 6,000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후 최근 6만 달러 선까지 추락했지만, 미국 내 11개 현물 ETF에서는 순유출액이 85억 달러에 그쳤다. 여전히 850억 달러, 즉 비트코인 전체 공급량의 6%가 넘는 자산이 ETF에 묶여 있는 셈이다. 많은 전문가가 이를 두고 투자자들의 강력한 보유 심리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낙관론을 폈으나, 틸렌의 해석은 달랐다.
틸렌은 2025년 말 기관들이 제출한 13F 보고서를 인용해, 610억 달러 규모의 블랙록 IBIT ETF 지분 중 무려 55%에서 75%가 시장 조성자와 차익 거래 중심의 헤지펀드 소유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현물 ETF를 매수하고 선물 시장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등 양방향 헷지 전략을 통해 시장 중립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수익을 낸다. 즉, ETF 자산의 상당 부분이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하려는 기술적 자금일 뿐, 진정한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의 물량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 조성자는 거래소 오더북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매수·매도 주문의 원활한 체결을 도우며 호가 스프레드(차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이들은 방향성(상승 또는 하락)에 대한 압력을 시장에 가하지 않는다. 틸렌은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비트코인이 8만 8,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될 때 시장 조성자들이 투기적 수요 감소와 차익 거래 기회 축소에 대응해 익스포저(노출)를 약 16억 달러에서 24억 달러가량 줄였다고 덧붙였다. 겉보기에 단단해 보이는 ETF 잔고 수치 뒤에는 이처럼 차가운 시장 논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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