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뱅가드(Vanguard)가 암호화폐 시장에 빗장을 풀며 대중적 채택의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정작 시장은 비트코인(Bitcoin, BTC)과 엑스알피(XRP)가 수십 퍼센트 폭락하는 잔인한 역설을 마주했다.
2월 25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더크립토베이직에 따르면, 뱅가드가 지난 12월 2일 자사 중개 플랫폼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접근을 허용한 이후 비트코인은 약 30% 하락했다. 같은 기간 XRP를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들은 40% 가까이 폭락했다. 뱅가드는 그동안 가상자산 도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약 2년간의 고민 끝에 일반 고객들이 규제된 펀드를 통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적 결정이 무색하게도 가상자산 시장은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혹독한 후퇴를 겪으며 투자자들에게 쓴맛을 안겨주고 있다.
노바디우스 웰스(NovaDius Wealth) 네이트 게라시(Nate Geraci) 사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잔인한 타이밍"이라고 묘사하며 2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 진입한 시점이 하필이면 시세가 급격히 약화되는 구간과 겹친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뱅가드가 가상자산 ETF 접근을 허용한 당일 비트코인은 호재를 반영하며 약 6% 상승해 9만 2,330달러라는 고점을 찍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현재 6만 4,900달러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대중적 채택이라는 강력한 호재조차 거시 경제적 압박과 주기적인 시장 조정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엑스알피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엑스알피 또한 뱅가드의 서비스 개시 소식에 2.18달러까지 치솟으며 6% 이상의 상승 폭을 기록했으나 고점 대비 37% 이상 하락하며 현재 1.36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지며 생태계 확장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거센 매도세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더리움(Ethereum, ETH)과 솔라나(Solana, SOL)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40%에 육박하는 낙폭을 기록하며 뱅가드 고객들에게 혹독한 환영식을 치러주었다.
뱅가드 고객들에게 이번 서비스 도입은 거래소 이용이나 개별 지갑 관리라는 기술적 장벽 없이 친숙한 중개 계좌를 통해 가상자산에 노출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하지만 접근성이 개선되자마자 마주한 즉각적인 가격 하락은 신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뱅가드의 이번 결정이 시장 하락의 원인은 아니며 단지 기관 투자자들조차 예측하기 힘든 시장의 불확실성과 타이밍의 부조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시세의 급격한 변동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 기관들이 가상자산을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이다.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겠지만 접근성의 확대는 비트코인과 엑스알피가 전통적인 투자 자산의 범주로 편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 인프라와 결합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 향후 시장의 성숙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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