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태를 두고 한국은행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시 내부통제 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18일 국회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한 회신을 통해 빗썸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인간의 실수를 사전에 차단할 내부통제 장치의 부재를 지목했다. 한은이 개별 금융사고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을 앞두고 금융안정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단순한 인적 오류를 넘어 이를 인지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이중 확인 체계와 정보기술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과정에서도 똑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그 근거로 지난해 10월 페이팔 스테이블코인(PYUSD) 발행사인 팍소스가 기술 오류로 무려 300조 개에 달하는 코인을 잘못 발행했다가 22분 만에 소각한 아찔한 사례를 제시했다. 화폐를 대체할 스테이블코인이 대규모로 오발행될 경우, 국가 통화의 신뢰성이 추락하고 통화정책의 유효성마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경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을 비은행권에 무분별하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우선 은행권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안전성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미국 지니어스(GENIUS)법에 명시된 스테이블코인 인증심사위원회(SCRC)와 같이 독립적으로 신규 코인을 심사할 기구의 설립과 유관 부처 간 정책협의기구 운영을 제안했다.
이번 빗썸 사고의 후폭풍은 규제 당국의 시장 통제력 강화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한은의 강경한 입장 발표에 더해,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소유 지분을 15에서 20퍼센트 수준으로 제한하려는 국회와 당국의 논의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숨죽여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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