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itcoin, BTC)이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상을 잃고 위험 자산과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이탈과 함께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에서 최근 5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총 38억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단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며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지난 1월 한때 9만 6,000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6만 5,00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강력한 하방 압력을 견디고 있다.
가상자산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가진 고유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금 가격이 온스당 5,500달러까지 치솟으며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오히려 주식 시장과 동조화되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27까지 떨어지며 디지털 금이라는 서사가 무너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는 올해 초 0.75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더 이상 독립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지 않고 나스닥 등 기술주 중심의 위험 자산과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헤지펀드들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해 알고리즘 매매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계적 매도가 가격 하락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의 공포와 탐욕 지수는 14까지 떨어지며 극심한 공포 단계에 진입했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6만 5,000달러 지지선을 사수하지 못할 경우 6만 달러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활성 주소 수 또한 가격 상승 시기보다 현저히 감소하면서 실질적인 수요 기반이 약화되었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으로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금융 질서의 중심축으로 재도약할지는 향후 거시 경제 지표의 향방에 달려 있다. 기관 자금의 재유입 여부와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보유 선언과 같은 대형 호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가격 정체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가진 근본적인 희소성과 탈중앙화 가치가 시장에서 다시 인정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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