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과 '15% 상호관세' 합의 서명…대미관세 99% 해소키로"(종합) USTR 발표…"대만, 美 LNG·원유 444억 달러어치 등 구매 확대키로" 라이칭더 "대만 경제·산업 새로운 변혁 이뤄내" 평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2일(현지시간)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하고, 대만은 대미(對美) 관세를 대부분 해소하는 내용의 무역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합의가 "미국과 대만 간 경제·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양측에 상호 이익을 제공할뿐 아니라, 주요 분야 및 제품에 대한 상당한 관세 인하, 비관세장벽 제거, 투자, 조달을 통해 미국 제조업의 상당한 확장과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대만산 제품에 적용하는 상호관세 15%는 한국, 일본 등과 같다. USTR은 대만의 대미(對美) 투자에 대해선 지난달 15일 체결된 양해각서(MOU)를 거론, "대만 측은 미국의 핵심 첨단 기술 분야 생산 역량을 크게 늘리는 데 기여할 산업 단지 및 산업 클러스터를 설립하는 데 미국과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5일 보도자료에서 대만과 무역 합의를 했다면서 대만 반도체·기술 기업들이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생산·혁신 역량을 구축하고 확대하기 위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직접투자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정부는 이와 별개로 최소 2천500억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대만 기업들의 대미(對美) 추가 투자를 촉진하는 한편, 미국에서 완전한 반도체 공급망과 생태계를 구축·확대하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합의 타결로 대만은 "관세 장벽의 99%를 철폐하거나 줄일 것"이라며 "대만 측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화학제품, 수산물, 기계류, 건강제품, 전기제품, 금속, 광물 등 미국 산업 수출품에 우대 시장 접근을 제공할 것이며, 원예작물, 밀,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유제품, 돼지고기 및 돼지고기 제품 등 미국 농산물 수출품에 대해서도 우대시장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고 USTR은 전했다. USTR은 또 대만이 미국산 자동차, 의료기기, 의약품 등 산업 수출품과 농산물 수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도 해소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만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444억 달러), 민간 항공기 및 엔진(152억 달러), 전력장비·전력망·자재·발전기·저장 시설·해양 장비·제철 장비·기타 장비(252억 달러) 등 주요 미국산 제품 구매를 장기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USTR은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합의에 대해 "대만으로의 미국 수출이 직면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제거해 미국 농부, 목장주, 어부, 노동자, 소기업 및 제조업체의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첨단 기술 분야에서 우리 공급망의 회복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이번 협상으로 대만이 다른 국가들 대비 수출 여건에서 우위를 확보했으며, 식량 안보·군수 산업 측면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만 경제와 산업이 새로운 변혁을 이뤄내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협상팀은 여러 도전 속에서 국가 이익 수호, 산업 이익 수호, 국민 건강 수호, 식량 안보 확보라는 4대 원칙을 견지했다"고 밝혔다. 대만 행정원 발표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15%의 상호관세로 최혜국 대우를 받은 데 이어 난초, 차, 망고 등 2천72개 품목에 대한 무관세를 얻어냈다. 무관세 품목을 포함하면 대만의 대미 평균 관세는 12.33% 수준이라고 라이 총통은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이밖에 쌀과 닭고기 등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품목의 관세는 인하되지 않았으며, 쌀 관세율 할당(Tariff-Rate Quota·TFQ)은 유지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라이 총통은 이번 협상을 계기로 대만산 식료품의 국제화가 본격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차, 버블티 원료, 커피, 펑리수(파인애플 과자), 토란 등에 이르기까지 대만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미국에 판매될 때 더욱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서 "이는 대만의 브랜드가 진정으로 국제 시장에 진입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이번 협상의 관세 면제 가치가 2024년 대미 수출을 기준으로 약 99억달러(약 14조2천876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에 따른 미국산의 진입으로 대만 자동차, 자동차 부품, 농산물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만 중시신문망은 현지 싱크탱크 분석가의 전망을 인용해 관세 협상으로 올해 대만 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산 차 수입 비중이 지난해 6%에서 올해 15%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행정원은 일반 승용차는 무관세 대상이나 군수 산업 보호를 위해 중소형 트럭에는 일정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지만, 구체적인 관세율은 명시하지는 않았다. 중시신문망은 "대만 중소기업의 80% 이상이 내수 주도형 산업에 속해 있는데, 고부가가치 소비재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들의 기업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무역합의 내용은 행정원이 대만 의회에 제출해 심의를 받게 된다. 현지 조약 체결법에 따르면 대만의 국제 조약·협정은 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특히 경제·무역 분야와 관련된 내용은 의회 승인 뒤에야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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