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첫해 효과 미미했나…작년 美수입 사상 최대 오락가락 관세정책 따라 무역수지 급변…연간 적자폭 개선은 미미 대중국 고율관세에 국가별 교역비중 급변…"관세영향 평가 이르다" 시각도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가 전년 대비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침 없는 관세 정책이 지난 1년간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무역 적자는 총 9천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0.2%(21억 달러) 줄어드는 데 그쳤다. 관세 정책 시행 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2024년(9천35억)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적자 규모다. 사상 최대 적자 폭을 기록했던 2022년(9천237억 달러)과 비교해서도 의미 있는 적자 축소를 보이지 못했다. 내이션와이드 파이낸셜마켓의 오렌 클라크킨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관세 관련 소식이 쏟아지면서 교역이 요동쳤지만 정작 2025년 한 해 적자 폭 축소는 거의 미미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관세 부담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교역은 좀 더 예측할 수 있는 흐름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 오락가락 관세정책에 美무역수지 롤러코스터 변동 미국의 월간 무역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무역협상 진전 등 소식에 따라 일년 내내 롤러코스터 같은 부침을 겪었다.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기업들은 관세 부과에 앞서 서둘러 수입을 늘렸고, 2025년 1∼3월 무역 적자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어 작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상호관세(국가별 관세) 정책을 발표하자 무역 적자는 대폭 축소됐다가 일부 관세가 철회되고 무역협상 결과로 주요 무역 상대국의 관세율이 낮아지면서 하반기 들어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걷힌 작년 12월 무역 적자는 703억 달러로 2023년 월평균 적자(645억 달러)를 상회했다.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입은 오히려 전년보다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관세 정책의 효과를 불분명하게 했다. 작년 미국의 수입은 4억3천33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천978억 달러(4.8%)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품 수입이 3조4천3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4.3% 증가해 역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상품 부문의 무역 적자도 전년 대비 2.1% 확대한 1조2천40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 서비스 부문의 흑자가 상품 적자를 상쇄할 만큼 크게 확대되지 않았자면 전체 무역 적자 폭은 관세 부과 이전보다 더욱 커졌을 수도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대중국 적자 줄고 멕시코·베트남·대만은 美적자폭 사상최대 전체 무역 적자 폭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무역 상대국 간 교역량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2025년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적자는 2천21억 달러 적자로 전년 대비 934억 달러 급감하며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적었다. 유럽연합 상대 미국의 무역적자는 2천188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대중국 적자 폭을 앞질렀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중국산 제품 구매를 줄인 대신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을 크게 늘렸다. 특히 멕시코(1천969억 달러), 베트남(1천782억 달러), 대만(1천468억 달러) 등과의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로 커졌다. 이는 중국산 수입품이 감소한 대신 미국이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입을 늘렸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 속에 미국이 반도체 등 전자제품에 아직 본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것도 대만 등을 중심으로 무역 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의 무역 영향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어떤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초 대규모 재고 비축으로 인한 재고 효과가 사라진 뒤 수입이 어느 수준에서 안정될지 아직 지켜봐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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