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itcoin, BTC)이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을 제치고 기관 투자자들의 핵심 포트폴리오로 급부상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2월 1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블랙록(BlackRock)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IBIT의 옵션 데이터가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헤지 수단인 금 대신 비트코인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암호화폐가 디지털 금으로서의 입지를 완벽히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수석 ETF 분석가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IBIT가 출시 341일 만에 자산 규모 700억 달러를 돌파하며 ETF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금 현물 ETF인 GLD가 동일한 자산 규모에 도달하는 데 걸렸던 1,691일보다 5배나 빠른 속도다. 이러한 폭발적인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 자산을 넘어 주류 금융 시장의 표준 자산으로 편입되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풀이된다.
최근 IBIT 옵션 거래 데이터에서 포착된 콜 옵션의 압도적인 비중과 미결제 약정의 급증은 향후 시장의 강한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옵션 시장의 활성화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정교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 시장으로 자본이 쏠리는 현상은 금의 지위가 상당 부분 대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 업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변화된 정책 기조와 거시 경제 변동성이 이러한 자산 이동을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기존에는 인플레이션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해 금을 매수하던 자금들이 이제는 희소성과 유동성이 뛰어난 비트코인으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BIT는 이미 하루 거래량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시장 내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비트코인은 이제 기술적 실험 단계를 지나 전 세계 자본이 모여드는 거대한 유동성 창구로 진화했다. 금보다 월등히 빠른 자산 증식 속도와 체계적인 제도권 금융 상품의 결합은 앞으로 더 많은 보수적 자본을 암호화폐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이 전통 자산을 밀어내고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안전판 역할을 수행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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