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7만 달러 초반까지 밀려난 배경에는 기관 자금 이탈, 지정학적 긴장, 기술적 붕괴가 동시에 겹친 ‘삼중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2월 4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24시간 기준 5.25% 하락한 7만 2,327달러에 거래되며 주간 낙폭이 18.24%까지 확대됐다. 이는 단기 변동성 차원을 넘어 구조적인 매도 압력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흐름이다.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의 대규모 자금 유출이 꼽힌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운용자산은 1월 중순 1,280억 달러 수준에서 2월 초 970억 달러 안팎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TF는 그간 비트코인 시장의 핵심적인 기관 수요 창구 역할을 해왔던 만큼, 지속적인 순유출은 발행사의 현물 매도를 동반하며 가격에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가한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히 위험 회피 국면으로 이동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외교 협상 재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서 자금을 회수했고, 비트코인은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위험자산과 함께 매도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금과 은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전통적인 리스크 오프 흐름이 뚜렷해졌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7만 4,000달러 부근의 핵심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매도세가 급격히 증폭됐다. 이 구간 이탈과 동시에 자동 손절 주문과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24시간 동안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서 8억 달러가 넘는 청산이 집계됐다. 상대강도지수(RSI)는 22.8까지 떨어지며 극단적인 과매도 국면에 진입했지만, 이는 반등 신호라기보다 공포와 투매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제 7만 달러 선이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방어선으로 거론된다. 이 구간이 무너질 경우 채굴 수익성 악화와 추가적인 미결제 약정 축소가 겹치며 변동성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대로 ETF 자금 흐름이 안정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과매도 구간에서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이번 급락은 단일 악재가 아닌, 기관 수급 변화와 글로벌 매크로 리스크, 기술적 붕괴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이 다시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단기 가격 반등보다 시장 신뢰 회복과 자금 흐름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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