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 ETH)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현재 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비정상적인 수익 구조와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생태계 전반의 자생력을 해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2월 1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부테린은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와 블로그를 통해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업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익 모델에 매몰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USDC와 같이 중앙화된 기관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네트워크 내에서 이자 수익의 핵심으로 자리 잡는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부테린은 이러한 구조가 진정한 탈중앙화 가치를 훼손하고 규제 리스크와 같은 외부 압력에 생태계가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약점을 만든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파이 업계가 외부의 실질적인 가치 창출 없이 내부에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폐쇄적인 순환 구조에 갇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테린은 "단순히 다른 가상자산을 담보로 잡고 수익률을 부풀리는 방식은 결국 거품을 만들 뿐이다"라고 경고하며 실제 현실 경제와의 접점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자산의 이동과 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생태계 외부의 생산적인 활동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존속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중앙 집중화 현상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부테린은 써클(Circle)이 발행하는 USDC가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중앙화된 발행사의 결정이나 정부의 규제 한마디에 네트워크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시스템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나 더 탈중앙화된 대안들이 활성화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편리함과 유동성만을 쫓아 중앙화된 자산에 안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테린은 디파이가 단순한 투기 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금융 민주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모델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수익률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예측 시장이나 신원 인증 등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고유한 기능을 결합한 창의적인 서비스가 더 많이 나타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적 완성도와 탈중앙화라는 철학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이더리움 생태계의 다음 과제라는 설명이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는 부테린의 이번 발언이 향후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들의 개발 방향과 투자 자산 배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화된 자산의 편리함과 탈중앙화의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디파이 시장은 다시 한번 중대한 기술적 변곡점에 직면했다. 부테린은 생태계 구성원들이 단기적인 수익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네트워크의 탄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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