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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억 비트코인 증발…빗썸 ‘오지급’ 돈, 끝내 못 돌려받나

김진범 기자 | 기사입력 2026/02/10 [07:17]

130억 비트코인 증발…빗썸 ‘오지급’ 돈, 끝내 못 돌려받나

김진범 기자 | 입력 : 2026/02/10 [07:17]


빗썸 130억 미반환코인 어쩌나…민사 환수가능·형사처벌 '글쎄'

 

민사소송 가면 회사 승소할 듯…반환 거부시 횡령·배임죄 처벌엔 판단 엇갈려

 

'유령주식' 땐 배임…대법, 가상화폐 착오이체 "처벌불가"…판례변경 가능성도

 

 

빗썸의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태와 관련해 아직 회수되지 않은 13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환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끝까지 반환을 거부할 경우 처벌이 가능할지도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비트코인 또는 그 상당액을 민사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길이 열려있다는 견해가 많다. 다만 실제 환수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반환을 거부하는 당사자들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임의로 소비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은 62만개다. 62만원을 주려다 직원이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일어난 일로, 거래 차단 전 1천788개는 매도가 이뤄졌다.

 

그중 대부분은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회수에 성공했지만, 지난 7일 새벽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125개 상당(현 시세기준 약 130억원 규모)은 되찾지 못했다.

 

빗썸은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우선 민사상으로는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빗썸이 이벤트 당첨금을 1인당 2천∼5만원으로 고지했기 때문에 부당이득 판단에 있어선 법리상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민법 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노무로 인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부당이득으로 보고 반환 의무를 명시한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당첨자들에게 취득 원인이 없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맞다"며 "빗썸이 부당이득 반환소송을 걸면 승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이득 반환의 경우 '원물 반환'이 원칙이어서 빗썸이 승소한다고 해도 실시간으로 가치가 달라지는 비트코인에 대해 이런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현금화하는 시점마다 가격이 달라져 그 차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가 안 돼 있다. 어떤 시간,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지도 애매하고 만약 수수료가 들어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문제"라고 말했다.

 

회원 명의의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면 승소하더라도 집행 가능성은 작다는 견해도 있다.

 

한상준 변호사는 "만약 당첨자가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로 보냈다면 강제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형사처벌이 전제되지 않으면 반환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형사처분 가능성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은행을 통해 착오송금된 돈을 그대로 써버리거나 반환을 거부할 경우 횡령이나 배임죄가 성립한다.

 

빗썸 실수이기는 하지만 이번 '유령 코인' 사태는 지난 2018년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주당 1천원의 현금을 배당하려다 실수로 주당 1천주를 주는 '배당 사고'를 낸 '유령 주식' 사건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착오로 잘못 입고된 '유령 주식'을 팔아치운 전·현직 직원 8명은 배임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과 벌금형이 확정됐다.

 

다만 가상화폐에 관해선 아직 문턱이 높다. 잘못 송금된 가상화폐를 써버리는 경우에는 횡령이나 배임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2021년 12월 알 수 없는 경위로 1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이체받고서 이를 자신의 계정으로 옮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당시 1, 2심은 비트코인을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인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법정화폐에 준하는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고, 그 거래에 위험이 수반되므로 형법을 적용해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임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인불명으로 재산상 이익인 가상자산을 이체받은 자가 가상자산을 사용·처분한 경우 이를 형사처벌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착오 송금 시 횡령죄 성립을 긍정한 판례를 유추해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을 근거로 피고인을 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설명한다. 추상적인 민법상 원리를 끌고 와 유추나 과잉·확장해석이 금지되는 형사법의 무대에서 처분의 잣대로 삼는 건 쉽게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런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빗썸 사태의 경우에도 비트코인을 반환하지 않는다고 해서 횡령이나 배임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가상자산이 실질적인 자산으로 인정받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판례 변경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이정엽 법무법인 로집사 변호사(블록체인법학회 회장)는 "가상자산의 경우 임의로 쓰더라도 횡령이나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는 게 판례"라면서도 "지금 비트코인은 충분히 자산성이 있는 만큼 검찰에서 기소해서 판례 변경을 구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준 변호사도 "착오 송금으로 들어온 예금 채권을 처분할 때는 횡령죄를 인정하면서 암호화폐는 인정하지 않는 게 일반인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 면도 있다"며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만큼 판례 변경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와 별개로 가상화폐가 범죄에 쓰인 경우 비록 실체 없는 전자파일 형태지만 범죄수익에 해당해 이를 현물처럼 '몰수'할 수 있다고 한 법원 판결은 지난 2018년 하급심에서 처음 나온 바 있다. 당시 수원지법 형사항소8부(하성원 부장판사)가 비트코인에 대한 검찰의 첫 몰수 구형을 받아들여 선례를 남겼다.

 

한편 근본적으로 빗썸의 잘못인데 오입금된 가상화폐를 팔아버린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견도 있다.

 

법무법인 디코드의 조정희 변호사는 "민사소송으로 해결될 수 있는 건으로 형사까지 문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거래소의 기본적인 컴플라이언스를 지키지 못한 이슈이고 시장에서 판단받을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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