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년간 가상자산 산업의 발목을 잡아온 고율의 세금 제도를 개편하려는 운명의 기로에서 조기 총선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2월 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일본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조기 총선 결과가 가상자산 수익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집권 정당인 자민당이 추진해 온 세제 개편안은 현재 최고 55%에 달하는 고율의 종합과세를 20%의 단일 세율로 전환하고 손실 이월 공제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선거에서 여권이 승리할 경우 개혁에 속도가 붙겠지만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산업의 사활이 걸린 세제 혜택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질 우려가 크다.
자민당 내 디지털 정책을 주도해 온 타이라 마사아키(Masaaki Taira) 디지털상은 가상자산을 일본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규정하며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타이라 디지털상은 일본이 웹3(Web3)와 블록체인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세제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당의 거센 공세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합의된 규제 완화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협회(Japan Virtual Currency Exchange Association, JVCEA)를 비롯한 주요 업계 단체들은 정치권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하며 세제 개편이 지연될 경우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금융청(Financial Services Agency, FSA) 역시 가상자산 세제를 다른 금융 상품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최종적인 입법 과정은 결국 선거 이후의 정치 지형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업계는 일본이 싱가포르나 두바이 등 경쟁국들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번 선거가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투표 결과가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미칠 영향에 집중되어 있다. 20% 분리과세가 도입될 경우 그동안 세금 부담 탓에 시장 진입을 망설였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선거 이후 규제 강화론이 힘을 얻을 경우 일본 가상자산 시장은 다시 침체기에 빠져들 위험이 있으며 이는 글로벌 시장 내 일본의 위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의석수를 나누는 과정을 넘어 일본이 가상자산 친화적인 국가로 거듭날지 아니면 과거의 엄격한 규제 틀에 계속 갇혀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다. 가상자산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는 투표 결과가 가져올 정책적 변화가 일본 경제의 디지털 전환 속도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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