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itcoin, BTC) 급락을 둘러싸고 단기 포지셔닝과 유동성 압박에 따른 조정인지, 아니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신호인지를 놓고 시장 내부의 긴장감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2월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구조적 붕괴보다는 순환적 조정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이지만, 향후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분석가들 사이에서 견해가 갈리고 있다. 달러 강세와 거시 불확실성 속에서 금속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간 자금 이동이 비트코인에 어떤 의미를 남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난주 금 가격이 밀리고 은이 수십 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이후에도 비트코인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금속 시장에서의 매수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였다는 재평가가 일부에서 제기됐다. 팰컨엑스(FalconX) 수석 암호화폐 시장 전략가 마틴 가스파는 투자자 메모에서 “최근 금 강세 국면에서 암호화폐로 유입될 수 있었던 자금이 은으로 이동했다”며 “은 시장이 진정되면 이러한 흐름은 되돌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스파는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정책과 자금 흐름을 지목했다. 그는 향후 몇 주간 미국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논의가 주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바이낸스가 자사 SAFU 펀드에서 약 10억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할 계획과 테더의 금 매입 사례를 언급하며, 업계 차원의 지지 신호가 시장 안정에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장기 시각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이어진다. 호주 기반 디지털 자산 운용사 제로캡(Zerocap)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금보다 우월한 가치 저장 속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로캡은 최근 가격 움직임이 구조적 스트레스보다는 유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며, 강제 매도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리서치 총괄 알렉스 손은 “청산 주도의 약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고래나 장기 보유자의 뚜렷한 매집 신호는 제한적”이라며, 다만 장기 보유자의 이익 실현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지표는 경고와 기대를 동시에 담고 있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1월 하락 이후 전체 유통 물량의 22% 이상이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이는 옵션 시장에서 하방 방어 수요를 키우며 추가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현물 ETF 자금 흐름이 거의 정체돼 있고,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하락 위험 대비 수요가 우세해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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