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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탈중앙화는 허상?...소수 업체가 코인 이동 권력 독식

이선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18 [22:40]

블록체인, 탈중앙화는 허상?...소수 업체가 코인 이동 권력 독식

이선영 기자 | 입력 : 2026/01/18 [22:40]
블록체인

▲ 블록체인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이 갈수록 소수 중앙화 중개자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로 굳어졌다. 탈중앙화를 내세워온 암호화폐 산업의 근본적 모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월 18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캐스퍼 네트워크(Casper Network) 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클 스튜어(Michael Steuer)는 현재의 상호운용성 구조가 기술적 한계와 사용자 경험 설계 실패가 결합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모바일 게임과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초기 블록체인 개발을 두루 거친 그는 “암호화폐에서는 현실 세계에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요소를 사용자에게 당연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는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 과정에서 사용자가 네트워크 선택, 지갑 호환성, 브리지 지원 여부, 수수료와 지연 시간까지 직접 고려해야 하는 현실을 문제로 꼽았다. 이런 복잡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구조를 이해하거나, 아니면 중앙화된 플레이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상호운용성이 소수 중개자의 손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중 기술을 표방한다면 초기 수용자 기준이 아니라 부모나 이웃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 결제 시스템에서는 현금이나 카드만 선택하면 경로 설정과 정산이 자동으로 처리되지만, 암호화폐에서는 잘못된 네트워크로 전송하면 자산이 영구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일상화돼 있다. 체인 간 이동이 필요할 때 브리지가 사실상 기본 경로가 되면서, 막대한 자산이 잠기는 구조가 형성됐고, 이 지점은 반복적으로 해킹과 대규모 손실의 표적이 됐다. 체인 호핑이 자금 세탁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는 상호운용성의 사용자 접점에서는 브리지가, 인프라 수준에서는 메시징과 검증 시스템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는 체인링크(Chainlink), 레이어제로(LayerZero), 악셀라(Axelar) 같은 소수 사업자가 어떤 교차체인 메시지가 유효한지 판단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튜어는 “이들이 자체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어떤 프로토콜을 활성화할지 결정하면서 접근 권한을 사실상 통제한다”며, 존재 자체보다도 피할 수 없는 구조가 된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상호운용성의 파편화는 기술을 넘어 문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용자가 특정 네트워크와 지갑, 도구를 선택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엑스알피(XRP) 지지층, 비트코인(Bitcoin, BTC) 맥시멀리스트, 이더리움(Ethereum, ETH) 진영 같은 진영 논리가 강화됐다는 것이다. 스튜어는 이런 부족주의가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시스템이 강요한 결과라고 진단하며, 자산과 커뮤니티가 특정 체인에 묶일수록 상호운용성은 경쟁 수단으로 전락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들이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 한, 프로토콜 수준의 탈중앙화와 달리 조정과 사용성, 권력은 계속 다른 곳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의 구조는 중앙화 인프라 의존과 생태계 분열을 동시에 강화하며, 암호화폐가 극복하려 했던 문제를 반복 재생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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