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 밀라노] ⑩미국 vs 캐나다, 관세 전쟁 이어 빙판 전쟁 통상 마찰로 양국 감정 골 깊어져…스포츠 넘어선 대리전 양상 '화려한 창' 캐나다 우승 후보…미국은 '철벽 수비'로 금메달 도전
2025년 2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주관한 '4개국 페이스오프'(4 Nations Face-Off) 결승전. 캐나다가 미국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캐나다 몬트리올의 벨 센터는 붉은 단풍잎 물결로 뒤덮였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캐나다 대표팀 핵심 네이선 매키넌(콜로라도 애벌랜치)은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난 것은 완벽한 기회였다"고 자랑스러워했고, 미국 대표팀 주장 오스턴 매슈스(토론토 메이플리프스)는 굳은 표정으로 "밀라노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설욕을 다짐했다. 그리고 2026년 2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두 팀은 다시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 '관세 전쟁'을 이어갈 '빙판 전쟁'이라 부를 만하다.
이번 올림픽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 정부 간의 관세 갈등으로 인한 통상 마찰이 극에 달한 시점에 열려, 빙판 위의 승부가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 양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다. 양국 국민의 자존심이 걸린 이번 올림픽은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12년 만에 NHL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라 더욱 의미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세계 최강' 캐나다와 '타도 캐나다'를 외치는 미국에 쏠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호화 군단' 캐나다가 앞선다는 평가다. 캐나다는 NHL 현시대 최고의 스타 코너 맥데이비드(에드먼턴 오일러스)를 필두로 매키넌,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펭귄스)가 버티는 센터 라인이 역대 최강으로 꼽힌다.
특히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 금메달 주역이자 현역 레전드인 크로스비의 리더십에 전성기를 달리는 맥데이비드의 스피드가 더해져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캐나다는 202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코너 베다드(시카고 블랙호크스)가 대표팀 엔트리에 들지 못했을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하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젊은 패기와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금메달을 노린다. 매슈스를 중심으로 잭 휴스(뉴저지 데블스), 매슈 커척(플로리다 팬서스) 등 NHL을 호령하는 젊은 피들이 주축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의 강점으로 수비진의 기동력과 골텐딩을 꼽는다.
잭 워런스키(콜럼버스 블루재키츠), 퀸 휴스(미네소타 와일드) 등 현대 하키가 요구하는 스케이팅과 퍽 처리 능력을 겸비한 수비수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코너 헬러벅(위니펙 제츠), 제이크 오팅거(댈러스 스타스)가 지키는 골문은 캐나다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적 상황도 라이벌전에 불을 지핀다. 최근 미국 정부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시사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캐나다 언론은 "무역 전쟁의 분풀이를 빙판에서 해야 한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고, 미국 역시 "하키 종주국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기회"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전통의 강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로 이번 대회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점도 변수다. 알렉산드르 오베치킨(워싱턴 캐피털스) 등 러시아 출신 슈퍼스타들이 빠지면서 우승 경쟁은 사실상 북미 2파전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2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을 획득한 핀란드와 수비가 강한 스웨덴이 다크호스로 꼽힌다. 핀란드는 미코 란타넨(댈러스)을 앞세운 끈끈한 조직력이, 스웨덴은 신장 201㎝의 빅토르 헤드먼(탬파베이 라이트닝)이 이끄는 장신 수비진이 강점이다. 12년 만에 열리는 NHL 스타들의 올림픽, 여기에 관세 장벽으로 높아진 미국과 캐나다의 자존심 싸움이 더해지면서 밀라노의 빙판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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